역사상 첫 온라인개학의 주인공이 된 소회🙏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상
첫 온라인개학!의 날이었다

학교를 옮기자마자 고3 담임을 맡게 되었는데
시기 적절하게(?) 중국발 전염병 팬데믹에 의해
역사상 첫 온라인개학의 주인공이 되고야 말았다

누군가,
선생님! 그래서 소감은요?
어떠셨나요?
라고 묻는다면..

별다를 것 없었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남의 행복과 성공을 깎아내리기 좋아하고
남의 불행을 내심 기뻐하며 떠들기 좋아하는
어떤 이들에게는,

온라인개학이라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기에 무능한 교육부와 학교와 교사들을
마구 깎아내리고 씹어대기에
(부적절하지만 대체할 표현을 못 찾겠음)
아주 적절한 고기 같을 것이다

실제로 어제 밤부터
그냥 나의 개인적인 관심사와 공부를 위해 들어갔던
유튜브에서는 온라인개학이 안 되는 이유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해
내가 보기엔 진짜 학교 실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마구 떠들어대고 있었고,
신문 기사들에서도 교육부와 학교, 온라인개학 현황에
대해 촉각을 세우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후려치기에 바빴다

그런 것들을 컨텐츠라고 만들어 대고 있는
작자들에게 분노라기 보다는 오히려 당황스러움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도대체 이 때까지 학교 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결국엔, 관련 키워드, 시의적절성, 유행,
사람들의 폭증하는 관심을 노리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 뿐이면서

마치 자신은 대단한 것을 아는 사람인양,
자신만이 정답을 알고 있다는 태도로
방송을 하는 모습이 우습기 그지없었다
그의 먹고사니즘이 안쓰럽기도 하고.

사실 많은 이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걱정을 가장한 단순 비방으로 느껴지지만)
내가 느낀 온라인개학은,
지금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생각보다 잘 준비되었으며, 할 만 하다
라는 것이었다

일단 지난 주부터 쭉 출근을 하면서
온라인개학 준비를 해 왔기에
오늘은 오히려 출근 후 아이들 깨우기,
학급 단톡방에 연락하기, 마지막 가입 못한 학생들
독촉하기, 온라인 강의 수강 상태 확인하기,
온라인 강의 수강 상태 점검 후 보고하기
정도로 할 일이 어제보단 많지 않았다

다들 어제 준비를 다 마쳐놓았기 때문에
오늘은 서버가 잘 버텨주길 기도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온라인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우리 학교는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지는 않지만
단방향 수업이라 하더라도
나같은 경우에도 모든 강의를 직접 다 찍어서 올리고
같은 교무실 거의 대다수 분들이 그렇게 하신다
그리고, 수업 관련 미션을 낸다거나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또 색다른 매력이 있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 순수하고 귀엽기도 하고.

혹시나 출석 체크가 안 될까 하여
노심초사 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가도
너무너무 기특해서 예쁘기도 하고.
나름대로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출결 관련해서도
급히 서버가 충분히 확충이 안 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주아주 여유로운 기간을 주고
그 기간동안만 강의 수강을 하면
출결을 인정해 주는 정도의 아주 여유로운
출결 확인 절차를 열어두었다

온라인클래스로 결석처리도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힘든 상황 속에서 할 수 있는 준비는
정말 최대한 다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의 걱정이 비단 학교 뿐 아니라
집에서 혼자 수업 관리를 해야 할
오롯이 아이들의 몫으로 남은 자기주도학습능력,
부모님들의 부담, 학교는 안 가고 학원은 가는
아이러니 등 다른 다양한 부분에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제 서로를 향한
비방은 그만두고,
서로를 응원해주고 부족한 점은 도와주며
격려하고 발전적인 방향을 생각해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학교 현장에 단 한 순간도 있어본 적도 없으면서
학교 현장이 얼마나 힘들게 움직여왔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왈가왈부 하는 것이
더 이상 사라졌으면 좋겠다

다른 건 필요 없으니,
그냥 수고했다 한 마디라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 퇴근 후에도 ppt 수업 자료를 만들다 온
사람의 아주 작고 소소한 희망사항☺️
그 와중에 반 아이들의 '감사하다'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내일은 부디
평화로운 하루가 되길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