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쨈🍯의 지리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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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인생 최고의 행운(?)을 누리며 합격의 축포를 터뜨리며 초임 발령교에 

첫 인사를 가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며칠 전 펑펑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 있었고

처음으로 교감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러 간 학교는 

사실 동네에 있는, 퍽 가까운 학교로 낯설지 않았다.

그럼에도 항상 학생 신분으로 다니던 학교를 

무려 '교사'의 신분으로 다니게 된다는 사실이 나를 무척이나 설레게 만들었던 것 같다.

심지어 3년 간의 꽤 오랜 수험 생활 끝에 본 빛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첫 해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처음'인 채로

정말이지 서투른 것 투성이인 채로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채 보내게 되었다.

 

처음으로 맡은 아이들에게 학교 특별실 안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던

패기만 넘치던 26살의 초임교사였던 나는,

모르는 것이 있어도 질문하기를 부끄러워했던 나는,

한참동안 다른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아야했고 

다른 이들의 어깨 너머로 배우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시간도 많아졌던 부끄러운 기억이 난다.

 

그 때의 미숙하고 어리숙한 한 사람이었던,

단지 교사라는 타이틀만 겨우 얻어 앞에 서 있던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가끔 떠올려보면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동시에 들곤 한다.

그 서투름 조차도 아껴주고 사랑해주던 마음 넓은 친구들이 떠올라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엊그제, 그렇게 한 해 두 해를 보낸 학교를

5년을 채우고 떠나는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이기도 했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도 무엇인가를 남기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었기 때문이겠다.

 

매년 새롭게 임용되는, 

나보다 더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매년 새롭게 만나야 하는 

많은 선생님들을 위해, 사실 나 자신을 위해,

과거의 내가 잘한 일들(?)을 기록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발령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는 어리숙하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한 해 한 해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삶을 살아내면서 

그래도 조금씩 쌓인 경험들이 있을 것이기에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을 먹은지는 오래 되었으나 실천을 하기까지 정말 오래도 걸렸다.

 

초임발령 5년의 첫 학교를 마치며,

나와 같은 미생의 초보 선생님들을 응원하며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응원하며:-)

 

모두가 매일 매일 성장하는 꿈쟁이들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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