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쨈🍯의 지리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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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매일 성장을 추구하는 지리쨈입니다🙌

최근 재미나게 읽은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기 위해 포스팅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너무너무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었는데요. 저 또한 책의 전반부에 아주 흥미롭게 소개되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같이 저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자연을 너무너무 좋아했던 어린이로 자라났는데요.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가도 물놀이보다는 계곡 바닥에 있는 돌멩이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책을 처음 읽을 때,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나와 같이 자연을 정말 사랑하던 아이임에 너무 감동을 받으면서,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는데요. 사실 이 책은 후반부에 아주 강력한, 충격적인 반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스포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지만, 강력한 반전이 있습니다. 

 

후기에서 반전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 책에 대한 저의 총평은 '물고기를 포기하면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될까?'라는 문장으로 줄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류는 존재하는가?'하는 질문으로 귀결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사실과 이치에 대해 '과연 그것이 맞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보니 처음에는 충격적이고 나의 세상이 뒤틀리는 듯한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되지만, 이내 평안을 되찾게 되면서 자연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게 되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흔히들 좋은 책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라고들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이 책을 읽고나면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독서모임 도서로도 추천드립니다. 

 

 

- m e m o -

 

p.18

자기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전혀 없을 때에도 자신을 던지며 계속 나아가는 것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죄악 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바보의 표지가 아니라 승리자의 표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p.28

"작은 것들은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 한 종류의 큰 꽃 백 송이보다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미적 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 있는 보잘것 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Jordan, The days of a man, Volume One, 22 재인용

 

p.42

<아가시의 기도(The prayer of Agassiz)> by.존 그린리프 휘티어(John Greenleaf Whittier)

스승이 젊은이들에게 말했지. 

"우리는 진실을 찾으러 온 것이라네.

불확실한 열쇠로 신비의 문을 하나하나 열려고 시도하지."

우리는 그분의 법칙에 따라

원인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손을 뻗는다네.

그 무한한 존재, 시작된 적 없이 영원히 존재하는 그분,

이름 붙일 수 없는 유일자,

우리의 모든 빛의 빛, 그 빛의 근원,

생명의 생명, 그리고 힘의 힘을

맹인이 손가락으로 더듬어가듯,

우리는 이곳에서 더듬으며 찾고 있다네.

그 상형문자들이 의미하는 바를,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p.56

천문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우리는 점 위의 점 위의 점이다"

 

p.93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이 사상은 정의, 향수, 무한, 사랑, 죄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이 천상의 에테르적 차원에 머물면서 인간이 발견해줄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군가가 그것들의 이름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존재하기 시작한다고 본다.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 개념은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실재"가 된다. 우리는 전쟁, 휴전, 파산, 사랑, 순수, 죄책감을 선언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 이렇듯 아이디어를 상상의 영역에서 세상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운송 수단인 이름 자체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사상에 따르면, 이름이 존재하기 전까지 개념들은 대체로 불활성 상태에 있다고 한다. 

 

p.138

그러나 20세기가 기운차게 달려가는 동안, 임상심리학자들은 이상한 일들을 목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볼 때 더 건강한 환자들, 인생을 더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 좌절을 겪은 뒤에도 재빨리 회복하는 사람들, 직업과 친구, 연인을 얻고 인생이라는 회전목마에서 황금기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장밋빛 자기기만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하여 197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그것이 사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실험을 시작했다. 실제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매력적이고, 남들을 더 잘 도우며, 더 지적이고 우연한 사건들을 가능한 정도보다 훨씬 더 잘 통제하는 사람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꾸준히 확인됐다. 그 사람들은 과거를 돌아볼 때도 자기가 실패한 것보다 성공한 것들을 훨씬 더 쉽게 기억해냈다. 미래를 내다볼 때는 친구들이나 급우들보다 자신이 성공할 가능성을 훨씬 더 크게 잡았다. 

 

p.143

그렇다면 어떤 인지적 결함이 그릿을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될까? 바로 긍정적 착각이다. 다른 연구들도 마찬가지로 긍정적 착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좌절을 겪은 뒤에 낙담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릿이란 여러 특성들이 섞인 칵테일 같은 것이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좌절을 겪은 뒤에도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 자신이 추구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는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계속 해나갈 수 있는 능력, 또는 더크워스의 표현을 빌리면 "실패와 역경,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노력과 흥미를 유지하는 것" 말이다. 

 

p.189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p.195

그런데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했던 판결은 아직도 법전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렇다. 캐리 벅 소송의 대법원 판결은 이후 한 번도 뒤집히지 않았다. 우리가 도달한 가장 높은 발전 단계에서도, 만약 당신이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라면 정부는 당신을 집에서 끌어내 당신의 배를 칼로 긋고 당신의 혈통을 끊어버릴 권리를 지금도 갖고 있는 것이다. 

 

p.202

데이비드의 정서적 해부도를 쫙 펼쳐놓고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원흉은 그 스스로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던 두툼한 "낙천성의 방패"가 아닌가 싶다. 데이비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다 옳은 것이라고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쓴 루서 스피어는 그가 자기 자신에게 갖는 확신과 자기기만과 단호함이 세월이 흐를수록 더 강화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p.206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그토록 노력했던 점이다. 사다리는 없다. 나투라 논 파싯 살툼(Natura non facit saltum),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고 다윈은 과학자의 입으로 외쳤다. 우리가 보는 사다리의 층들은 우리 상상의 산물이며, 진리보다는 "편리함"을 위한 것이다. 다윈에게 기생충은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라 경이였고 비범한 적응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크건 작건, 깃털이 있건 빛을 발하건, 혹이 있건 미끈하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그 어마어마한 범위 자체가 이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는 무한히 많은 방식이 존재한다는 증거였다. 

 

p.226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 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그리고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금세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있는 한 아파트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그 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의미일 수 있다. 어머니를 대신해주는 존재,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 남게 해주는 근원.

 

p.236

나는 이 어리둥절하게 들리는 개념을 캐럴 계숙 윤(Carol Kaesuk Yoon)의 경이로운 책 <자연에 이름 붙이기(Naming Nature)>에서 처음 접했다. 나는 분류학 분야에 관해 좀 더 공부해볼 생각이었고, 그때 그 주제에 관해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p.247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라고 헤더는 말했다. "그런데 물고기를 포기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물고기의 반대편에 다른 뭔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물고기를 놓아주는 일은 그 결과로 또 다른 어떤 실존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p.267

그 열쇠를 돌리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은... 단어들을 늘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과학자의 딸인 나로서는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가 물고기를 포기할 때 나는 과학 자체에도 오류가 있음을 깨닫는다.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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