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쨈🍯의 지리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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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매일 성장을 추구하는 지리는빡쌤입니당😀
최근 감동적으로 읽은 '지리학자의 인문여행'이라는 책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교육과에 재직하고 계시는 이영민 교수님께서 쓰신 책인데요. 제목처럼 지리를 공부하는 인문학자로서 여행을 어떻게 즐겨오셨는지를 진솔하게 써 주신 책입니당😄

 

출처: 네이버 책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것은 '여행지리 교과서'를 바탕으로 여행지리 수업을 준비하던 도중 한 지리 선생님께서 추천하셔서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항상 실용서만 주로 읽던 저에게 이 책을 읽었던 것은 굉장한 힐링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여행을 정말 좋아하고, 지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써 언젠가는 꼭 지리와 여행을 결합한 책을 쓰고 싶은 것이 인생 목표인데요. 이영민 교수님께서는 이미 국내 유수의 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행과 지리' 수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교수님 인 것에 그치지 않고 수업 때 강조하셨던 내용들을 글로 옮기셔서 책을 펼쳐내신 모습이 정말 롤모델로 삼고 싶은 부분이었습니다. 

 

항상 여행을 할 때마다 여러모로 느끼는 점들은 정말 많은데 그런 느낀 점들을 말로, 글로 정확히 풀어내기가 참 어려웠는데요. 제가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던 감정들을 매우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책이라 정말 마음에 드는 책, 힐링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렸고, 지리와 여행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다음 번에도 또 열심히 독서하고 기록 남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memo - 

 

에필로그.

길을 떠나는 자는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블랑쉬 드 리슈몽

 

p.22

내가 모뉴먼트밸리를 오후 늦게 찾은 이유는 바로 붉은색 사암과 석양이 만나 빚어내는 이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여행자들이 경관의 지형학적 특성과 형성 과정까지 세세하게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뉴먼트밸리에 붉은색의 사암으로 이루어진 돌기둥이 있다는 정도만이라도 알고 간다면, 붉은 암석과 돌기둥에 붉은 노을이 더해져 극도의 붉은색을 만들어내리라는 지리적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붉음에 붉음이 더하여 뿜어내는 숨 막히는 장관도 오롯이 경험할 수 있지 않겠는가?

 

p.25

북부 유럽의 해안 지역은 서안해양성기후의 영향을 받는 곳으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곳이다. 대서양의 멕시코 난류가 해안 지역을 따라 흐르는 이 지역은 연중 탁월하게 불어 오는 편서풍이 난류의 따뜻한 기운을 해안과 내륙으로 밀어준다. 노르웨이 최북단에 위치한 함메르페스트는 무려 북위 70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서안해양성기후의 영향으로 같은 위도대의 다른 장소보다 훨씬 온화한 편이기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조건에서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겨울철 습도가 높아 눈비가 올 확률이 높다. 흐린 하늘이 오로라를 가릴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p.28

'얼마나 멀리'가 아니라 '얼마나 낯설게'

 

p.29

'장소감(sense of place)'은 지리학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여행의 의미와 방법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장소감은 익숙함의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제자리에 있는(in place)' 느낌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리를 벗어난(out of place)' 느낌이다.  

우리는 제자리에 있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향유한다. 안식처인 집, 늘 다니는 학교, 일터, 카페 등 낯익은 모든 곳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세상의 모든 장소에는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는 익숙하고 편안하다. 바로 이 제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 여행이다.

 

p.39

 이동의 끝자락에는 결국 집이 있다. 떠남은 돌아옴을 전제로 한다. 제자리에 있기와 제자리 벗어나기는 반복적으로 우리의 인생을 구성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리가 멀고 가까운 것과 상관없이 우리는 늘 이동 중에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 모든 장소에는 저마다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 일부일 뿐이다. 

 

p.47

블리자드: 고위도 지역의 겨울철에 눈보라를 수반하여 강력하게 불어오는 차가운 폭풍을 일컫는 영미권 용어다. 강한 풍속과 차가운 기온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심한 눈보라가 어우러진 일종의 기상 재난이다. 러시아에서는 '부란(Buran)', '푸르가(Purga)', 아르헨티나에서는 '팜페로(Pampero)'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p.56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이렇게 고통을 수반한다. '여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트래블(travel)의 라틴어 어원인 트리바일(travail)은 '고통', '고생', '위기', '걱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어려움'을 뜻하는 트러블(trouble), '고난'을 뜻하는 토일(toil)' 등도 여기에서 파생했다. 도보나 가축을 이용해 구대륙 곳곳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나 이븐바투타의 여정을 생각해 보라. 근대의 탐험가들이나 순례자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이야 교통수단이 발달해 장거리 여행도 쉽게 할 수 있지만, 그들이 여행하던 때는 여행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p.69

여행은 우리에게 치료제로 작용하기보다는 우리 존재에 대해서 정의해 주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준다. (중략) 우리는 자아를 치유하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자아에 더 익숙해지고 더 강해지고 더 잘 느끼고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여행하는 것이다. - 미셸 옹프레, <철학자의 여행법>

 

p.79

실제 거리를 지도상의 거리로 축소한 비율을 축척(scale)이라고 한다. 지도의 축척이 1/50,000이라는 것은 지도의 1센티미터의 거리가 실제로는 50,000센티미터, 즉 500미터임을 의미한다. 가령 A4 용지 두 면을 가득 채우는 세계지도의 축척은 대략 1/93,000,000이다. 반면에 같은 지면을 한반도로 채우면 그 축척은 1/2,700,000, 서울은 1/110,000, 서울 신촌 지역은 1/5,000이다. 따라서 세계지도같이 축소를 많이 한 지도는 축척의 분수 값이 작아지기 때문에 소축척지도라고 하고, 한국지도처럼 상대적으로 덜 축소한 지도는 분수 값이 커지기 때문에 대축척지도라고 한다.

 

p.120 

'재현(represent)'은 다시(re) 보여 준다(present)는 의미다. 사진은 그저 시각적 재현일 뿐이다. 하지만 사진이 담은 장소에는 경관 외에도 독특한 소리, 냄새, 맛, 질감이 존재한다. 경계 너머로 직접 가서 활동하는 여행이란 바로 이런 것들을 공감각적으로 경험하는 행위다. 그래서 사진이나 언어로 다른 사람에 의해 재현된 것에 만족하기보다는 그 이상의 것들을 경험해야 한다. 시각적인 자료가 주는 선입견과 언어학적 법칙이 작동되는 문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 이상의 느낌을 경험해야 한다는 말이다.

 

p.123

여행에서 공감각적 경험을 실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는 음식이다.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일부라도 경험 하고자 한다면, 현지의 고유한 음식을 맛보길 추천한다. 장소와 문화에 대한 앎의 깊이를 더해 주고, 미각을 충족시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장소와 문화를 잘 보여 주는 신기하고도 맛이 좋은 음식은 여행의 고단함을 달래 주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p.148

대관람차는 19세기 말 제국주의 세력들의 근대화 과정에서 국가 간 치열한 기술 경쟁의 산물로 출현했다. 당시 제국의 도시들은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며 자국의 근대화된 기술력을 과시했는데, 1889년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첫 선을 보인 에펠탑이 고공 확장 경쟁에 불을 지핀 최초의 경관이었다. 대관람차는 이에 필적하는 '하늘로의 비상'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인 기술자 페리스가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만든 발명품이다. 대관람차의 영어 명칭은 그의 이름을 따 페리스 휠(Ferries Wheel)이라고 부른다.

 

p.152

생태학자 최재천 역시 "다르면 다를수록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특별하다."라고 말하며 자연 세계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예찬한 바 있다. 자연 세계의 일부인 인간도 세계 각처에서 무척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아름답고 특별하다. 그들이 처해 있는 자연경관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문화경관도 마찬가지다. 모두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닌 채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며, 만나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기도 한다. 만약 이 세상이 서로 비슷하거나 같은 것들로만 채워져 있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굳이 여행을 떠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여행은 낯선 것들을 경험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p.182

우리는 북반구가 위쪽에 배치된 세계지도에 익숙하다. 그래서 남반구는 중심에서 한참 떨어져 저 아래쪽에 있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시간이나 호주 및 뉴질랜드로 가는 시간이 거의 비슷한데도 말이다. 그런 우리의 인식을 비웃듯 이 지도의 위쪽과 아래쪽에는 '호주는 저 아래에 처박혀 있지 않다'라는 글귀가 큼직하게 적혀 있다. 지도 전체는 호주가 위쪽의 높은 곳에 위치해 나머지 세계를 내려다보는 모습이다. 어떤가? 이 지도를 통해 세상을 보면 달리 보이지 않겠는가? 이러한 낯선 모습의 세계지도는 똑같은 대상을 '다르게' 그린 것일 뿐, '잘못' 그린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낯선 지도를 통해 같은 세계도 다양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점과 그렇게 재현된 세계가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인식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p.185

지명의 제국주의. 이미 공식화되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세계 곳곳의 지명 중에는 원래의 원주민 지명을 무시하고 서구 세력이 붙인 것들이 많다. 유럽인에게 처음 알려진 새로운 대륙의 땅은 한 유럽인에 의해 그저 '발견'된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여지면서 '발명'되었다. 그곳에는 분명 원래 살던 사람들이 있었으나, 이후 물밀 듯이 들어온 유럽인들이 그 땅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아메리칸'이라는 말은 그 땅에 이주해 정착한 유럽인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어 버렸다.

 

p.199

여행은 크게 두 가지의 주체가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하나는 여행하는 자, 즉 나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여행되는 것, 즉 장소와 경관과 현지인으로 구성되는 여행의 대상이다. 여행은 바로 이 두 가지의 독특한 상호작용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p.205

2017년 2월, 바르셀로나에서는 무려 16만 명이 모여 난민 허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그때 시위대는 "관광객들은 집으로 가라. 하지만 난민들은 환영한다."라는 뜻밖의 슬로건을 내세웠다.

바르셀로나 주민들은 무일푼의 난민들보다 일상을 파고드는 돈 많은 관광객들이 자신들의 삶터와 정체성에 더 큰 해악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당시 바르셀로나 주요 관광지에는 '관광객, 당신의 화려한 여행은 곧 내 일상의 고통'이라는 낙서가 곳곳에 쓰여 있었다고 한다. 

 

p.222 우연한 손님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

선진국 사람이라는 우월감을 은연중에 과시하며 경솔한 자세로 제3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편협한 여행이자 최악의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 사람들이 높은 수준의 문물을 향유하고 있다고 해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우월감을 느껴야 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여행은 우열과 비교의 관점이 아니라 그저 차이와 이해의 관점에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과 현지인의 관계를 성찰하는 가치 있는 순례여야 한다. 

 

p.240

한 학생이 언젠가 스리랑카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다음 번 여행지에 대해 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스리랑카 여행은 정말 즐거웠어요.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이 오래도록 남아 있죠. 그 때문인지 다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는 이렇게도 생각해요. 내 집이 있는 이곳 한국은 내 인생에서 조금 길게 체류하는 경유지일 뿐이라고요.

 

p.243

여행의 이점에 대해 하나 더 꼽으라면 바로 '여행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여행력은 자기 스스로 모든 여정을 주도하고 몸의 오감을 동원해 여행할 때 발견하거나 계발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들을 말한다. 

 자아 발견, 호기심, 통찰력, 창의성, 기획력, 자기 주도력, 자기애, 자신감, 열정, 감성, 공감, 글로벌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능력, 친화력, 적응력, 독립심, 끈기, 혁신, 스토리, 용기

 

p.248

결국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되는가는 우리가 어디에 살고 있는가에 따라 좌우된다. - 제러드 다이아몬드, <제3의 침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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